암 진단 후 돌아본 나의 생활 습관들, 무엇이 나를 아프게 만들었을까?



암 진단 후 돌아본 나의 생활 습관들, 

무엇이 나를 아프게 만들었을까?


암 진단을 받게 되면 정말 많은 생각들이 몰려옵니다. 왜 하필 나인가? 다른 사람들은 건강하게 잘만 살고 있는것 같은데 왜 지금? 왜 하필 나인가? 아이들 키우고 꿈을 이루고 싶어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나에게 이런 병을 주신건가? 라는 원망섞인 생각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암 진단이 더욱 믿기 어려웠습니다. 

표준 암치료가 끝난 후 회복과 재발을 막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생각하는 중에 무엇이 나를 이렇게 아프게 만들었는지 저희 지난 삶의 생활 습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떤 생활 습관 하나가 암을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암은 생활 습관병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오늘은 저의 지난 생활 습관들과 라이프 스타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1. 항상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특히나 한국인들이 그렇겠지만 저는 결혼 후 2달을 쉬어본 것 외에는 일을 쉬어본적 없이 영어 공부방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하며 늘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아이 둘을 낳고도 3주 산후조리 후 바로 출근을 했고 여름 일주일, 겨울 3일을 방학으로 삼아 쉬는것 외엔 일을 쉬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케어하고 집을 정리 청소하고 아이들이 먹을 것을 만들어 놓고 허겁지겁 점심을 먹은 후 출근하고 저녁에 돌아와 또 아이들을 케어하고 늦게 잠이 드는 생활을 10년 가까이 이어오며 나를 위한 온전한 휴식을 가져본 적이 언제인지 사실 기억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실 일을 쉰다는것은 젊고 에너지 넘치는 나라는 사람이 낭비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아직 젋고 활동적일 때 더 열심히 일하고 사업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으로  두 아이와 일에만 매달려 살아왔던 저의 지난 날들을 되돌아 봅니다.  그러나 쉼은 결코 시간낭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져리게 배웠고 쉼이없는 달리기는 결국엔 목표없이 쫓아가는 방황과 같다고 생각하여 일의 양을 절반가까이 줄이고 이기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2. 배달 음식과 외식이 일상이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제대로 된 건강한 식사는 늘 우선순위 뒤로 밀려 있었습니다. 청소하고 출근하기 바쁜 워킹맘의 삶을 살면서 요리를 연구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생각하고 구매하는 일이 아주 사치스럽게 느껴졌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단품요리만 먹거나 다양한 채소를 섭취하는 일은 아주 큰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요리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니 요리를 점점 더 하지 않게 되고 직접 건강한 음식을 준비하기보다 배달 음식이나 외식으로 해결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남이 만들어 주는 맛있는 요리로  한끼 때우자라는 생각으로 살았고 건강한 음식으로 제 몸을 채운다는 생각은 못한채  충분히 돌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수업을 하다가 허기가 지면 아래층 편의점에 내려가 삼각김밥이나 첨가물 잔뜩 들어간 샌드위치에 쥬스로 배를 채웠고 금요일 밤부터 주말은 기름지고 열량이 많은 치킨이나 중식요리, 삼겹살 같은 외식음식으로  주말내내 음식을 사먹으러 다니기에 바빴습니다. 다시 되돌아 보면 신선한 야채나 정갈한 음식이 아닌 기름지고 첨가물 폭탄에 발암물질이 잔뜩 발생하는 음식으로 제목을 죽이고 있었던건 아닌지 정말 후회와 반성이 듭니다. 


 3. 기본 새벽 1시가 되어야 잠들었습니다.

잠을 잘자긴 했지만 늦게 자는 것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공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늘 저녁에 들어오니 아이들 조차도 엄마 아빠와 더 함께 하고 싶어 늦게 자는 버릇이 들었고 아이들을 재우고 집안일을 마치고 나면 비로소 나만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대부분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며 여행지를 찾고 장보기를 하며 다음날 먹을 것들을 챙기고 인스타나 유튜브를 들여다 보며 혼자만의 힐링 시간을 가진다는 생각에 새벽 1-2시에 잠드는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수면은 가장 강력한 회복의 시간인데 저는 오랫동안 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10시반에서 11시가 되면 무조건 잠에 드는 연습을 합니다. 사실 10시에 잠드는것이 가장 좋지만 최선으로 당긴 시간이 10시30분에서 11시인것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 사업의 어려움이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어느 순간 사업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게 되면서 재정적인 부담이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습니다. 애매한 인원수를 유지하며 고정비는 계속 증가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지만 마음속에는 늘 긴장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암진단을 받기전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건이 하나 발생했는데 그 일로 인해 몇일 잠도 잘 수 없고 억울함이 커지며 제 몸을 크게 상하게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직원을 쓰지 않으면 업무가 마비되고 직원을 쓰자니 퇴직금을 포함, 4대 보험료가 크게 폭증 하면서 재정적인 부담으로 매월 걱정하고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사업적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에 제 스트레스와 고민을 토로하고 함께 나눌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참으로 외롭고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5.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는 제자리 같았습니다.


우연히 책으로 만나 제 사업 분야에서 크게 성공을 이룬 분으로 부터 사업 훈련을 받으며 2년 넘게 자기계발을 했습니다. 아침, 새벽 가리지 않고 책을 읽고 매주 강의도 듣고 목표도 세워 꾸준히 발전시켜 가는 과정을 훈련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계속 느꼈고 제 의욕과 열정과는 다르게 제 사업은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고 냉정하게 제 자신의 상황과 앞으로의 문제 해결에 있어서 스스로 엄격하게  진단해보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왜 나는 안되는가? 왜이렇게 노력해도 제자리 걸음인 것인가? 더이상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계속 하며 스스로와 싸워온 좌절감과 실망감이 저를 아프게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암진단 이후 치료를 마치고 저는 매일 감사합니다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내가 원했던 성공, 부와 명예, 사업적, 금전적, 규모적인 성공을 위해 달려오기만 했던 지난날을 잠시 뒤로 미루고 창조주 하나님께 완전히 맡긴 후 저는 매일 감사 인사로 감사할 것들을 기도하며 제자리를 지키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 


 6. 밤 9시에 먹는 저녁 식사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8시 30분, 허겁지겁 저녁을 차려서 먹으면 밤9시를 훌쩍 넘겨 배고픔을 참고 일하다가 밤늦게 식사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도 저의 퇴근 시간은 동일하기에 저녁을 아주 간단한 고구마 하나 정도로만  먹고 먹지 않으려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11시엔 바로 수면 모드에 들어가야 하기에 수면을 취하기 2시간 전에 무엇인가 잔뜩 먹는 것은 제 몸과 위장에 혹독한 고문을 하는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저녁을 최소화로  고구마 1개나  식물성 단백질 쉐이크 하나로 가볍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최소 저녁 7시로 스스로 정해 퇴근이 늦어져도 꼭 챙겨서 미리 먹는 연습을 하려고 합니다. 



 7. 연년생 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부담


엄마라는 역할은 언제나 사랑스럽지만 동시에 쉽지 않았습니다. 연년생 남매를 키우면서 각자 주장이 너무 강하고 서로의 주장이 강하다 보니  떼를 쓰는 일이 많아 제가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 빈번했습니다. 저는 화를 내고 나면 온몸이 몸살같이 아플때가 많았습니다. 평소에 화를 내고 갈등을 빚는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성향이기에 두아이와의 갈등이 저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바쁘고 일하는 엄마라 늘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 죄책감, 잘키우고 더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은 욕심들이 겹치면서 어쩌면 저를 제대로 쉬게 해주지 못하면서도 두아이만을 위해 열심히 살았던 제 지난날들이 쌓이고 쌓여 저를 아프게 만든건 아닌지 되돌아 봅니다. 그러나 아직도 엄마 손길이 필요한 어린 두아이들이기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고 조급하게 재촉하지 않으려는 연습을 하며 스스로 자책감과 미안함, 욕심을 내려놓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힘든일이 양육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암은 제게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흔한 감기나 독감도 잘 옮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었고 꾸준히 정밀 검사를 통해 추척검사를 할만큼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썼던 사람이었습니다. 꾸준하게 운동하고 살을 빼고 있었고 암은 적어도 10년후에나 걱정을 한번 해볼법하다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암치료 후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몸은 생각보다 정직하다는 것입니다. 암 진단 이후 저는 건강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온전하고 행복해야 제가정과 아이들이 온전하고 제가 아프지 않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야 제사업도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늘 말로만 알고 있었지만 정말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업적 성공과 명예, 재정적 자유로움을 위해 달려온 지난 날들과 잠시 이별하고 저의 행복과 안정, 저의 건강과 재발 방지를 위한 앞으로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려 합니다. 



이 글은 암의 원인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유방암 진단 이후 지난 삶을 돌아보며 제가 느꼈던 생각들을 기록한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혹시 지금도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계신다면 잠시 멈춰서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지금도 배우고 있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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